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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맙소사, 마흔 : 세월을 받아들이는 어른의 자세에 관하여
리뷰
아직 40까지 조금 시간이 남았지만 이제 나도 30대 후반에 가깝다.(ㅠㅠㅠ)
요즘들어 나 혼자만의 생각을 벗어나 다른 사람, 특히 나보다 인생을 먼저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참고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읽어봤다.
아무래도 외국 사람이 쓴 책이다 보니, 100% 공감되지 않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공감가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어, 전반적으로 가볍게 읽을 만했다. 그렇게 추천까지 할 만한 책은 아니고, 가볍게 한번 읽어는 볼만한 책.
밑줄 및 메모
예전부터 나는 내가 우리 어머니와 비슷한 길을 걷게 되리라고 상상했다. 남자친구를 한두 명 사귀어보고 나서 27세쯤 결혼하겠지. 누구도 나에게 우리 세대가 15년, 길게는 20년 동안 이런저런 사람을 사귀면서 시간을 흘려보낼 거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나도 내가 28세~32세쯤 결혼할 거라 생각하며 살았었다. 이렇게 늦게 결혼할 줄 알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연애라도 많이 해볼걸. 너무 무거운 마음으로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살았다. 😥
나는 비행기를 타고 라틴아메리카 곳곳을 돌아다니며 선거와 경제 위기를 취재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연애 고민은 끊일 날이 없었다. 내가 잘못 선택한 남자친구와 관계를 끊으려고 애쓸 때도 있었고, 남자들이 나에게서 달아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데이트는 중독될 만큼 짜릿한 맛도 있었다. 새로운 데이트 상대는 내 가슴을 찢어놓을 가능성도 있고 나와 같이 집을 장만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도 거의 다 이런저런 사람을 바꿔가며 만나고 있었다.
지난번 애인에게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면(예컨대 질투심이 강했다면) 다음번에는 정반대로 질투를 아예 안 하는 사람을 찾아서 만났다. 그러나 그 새로운 애인에게는 전혀 다른 단점이 있었으므로, 우리는 또 다른 문제를 가진 또 다른 사람에게 달려가곤 했다.
질투심이 강한 걸 심각한 결함이라고 하는구나.. 나는 나도 질투심이 강하고, 상대방이 나에게 질투심을 표현하면 너무 귀엽게만 보이던데... 어쨌든 사람마다 각자의 독특한 성향이 있는 거 같고, 그게 잘 맞아서 함께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다면 끝까지 가는 거겠지.
완벽한 대칭 몸매를 가진 할리우드 영화배우들을 봐도 내 심장은 빠르게 뛰지 않았다. 나는 어딘가 허술하면서도 똑똑한 남자들을 좋아했다.
영화배우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마다 취향은 조금씩 다르다. 그저 자기자신만의 매력을 잘 가꾸는 게 좋은 거 같다.
그러나 그건 파리 시민들의 우아한 살롱이 아니었다. 자기가 왜 이 자리에 왔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띄엄띄엄 모여 앉아 있었고, 분위기는 어색했고, 음식은 지나치게 많았다. 6시 15분쯤 손님들은 다 떠났다. 샴페인은 첫 번째 병도 다 비워지지 않았다. 우리 아이들을 빼면 뭔가를 먹은 사람도 없었다.
40세 생일 파티의 실패로 한두 가지는 확실히 알았다. 내 나이에 꿈의 생일 파티를 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나의 40대는 벌써 엉망이 되고 있었다.
생일 파티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친구에 대한 이야기.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40대가 되면서 어떻게 좋은 친구를 만들 수 있는걸까. 중고등학교 대딩이 끝나면서부터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게 가능한걸까?
40대 초반에는 ‘지금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심정으로 약간 초조해진다면, 40대 중반 이후에는 조금 더 여유로워지는 느낌이다. 아이가 없다고 불안해하던 사람들, 번듯한 직장이 없거나 자기에게 잘 맞는 배우자가 없다고 안달하던 사람들도 이제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아냈거나 방향을 다시 잡았다.
그들이 꼭 자기가 계획했던데로 사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삶을 찾았다. 아니면 살다 보니 자기의 삶을 좋아하게 됐거나.
그리고 신경과민에서 벗어나면 우리에게 공통점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된다. 우리는 집단의 분위기에 녹아들 줄 알고, 우리가 공통의 경험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오랜 세월 동안 나만 예외인 것 같았고, 나만 불안정하고 남들과 조화를 못 이룬다는 느낌으로 지냈지만, 이제는 나도 남들과 비슷한 데가 많다는 걸 안다. 그걸 알고 나면 조금은 실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인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태생적 불공평의 차이가 적어진다고들 한다. 잘 생겼든 못 생겼든, 금수저나 흙수저든 그 차이가 이제 엷어지고 다 같이 나이 들어 서러운 처지가 되어가는 것일까? 😓 그럼 결국 인간의 인생이란 20~40 정도까지가 하이라이트인것일까? 여기까지 생각이 오르면, 사람은 왜 사는걸까? 라는 철학적인 문제로까지 가려고 한다.
그래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것은 지금 많이 걱정하는 부분들이 과연 10-20년 후에는 어떻게 느껴질지에 대한 부분이다. 흠...
인간관계가 더 편안해지면서 사람들에 대한 나의 집착도 느슨해졌다. 나와 친구가 된 사람들 모두가 언제까지나 내 삶 속에 머무르는 건 아니었다. 잊을 수 없는 사람들과 근사한 하루 저녁 또는 즐거운 며칠을 함께 보냈다고 치자. 지금 그 사람들은 홍콩에 살고, 그들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인생은 원래 그렇다.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어떤 우정은 오래 지속되지만 어떤 우정은 연약하기 짝이 없다. 나는 내 머리 모양이 마음에 든다고 했던 여자와 술을 한 잔 했다. 그날 그녀는 자기가 살아온 이야기를 다 털어놓았다. 하지만 우리의 만남은 그걸로 끝이었다. 설령 내가 누군가와 저녁식사를 같이하는 단계에 들어서더라도 어느 한쪽이 다른 도시로 이사하거나, 출산을 하거나, 아니면 그저 나에게 실망하거나 질릴 경우 그 우정은 한순간에 끝날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영원한 오디션을 치르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랬다.)
프랑스인들의 경우 친구끼리 어려운 시기에 곁을 지켜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친구 사이라 해도 과도한 요구는 금물이다. 그러면 상대가 너무 큰 부담을 느껴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흠..그렇구나. 친구란...
나의 내면세계가 예전보다 고요해진 지금은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이 나보다 심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에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아는 어떤 여자가 나와 점심식사를 같이하면서 고백한 바에 따르면,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책 속에 파묻히는 게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녀가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지식은 대부분 19세기 소설을 읽으면서 터득한 거라고 했다. 그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제인 오스틴 소설의 어떤 등장인물이 그 사람과 가장 비슷한지를 가늠해본다고 했다.
ㅋㅋ 정말 재밌는 표현이다. 이를테면 삼국지를 읽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삼국지의 누구랑 제일 닮앗는지 생각해보는 것과 같다. 🤣
내 친구가 될 사람은 때로는 진지해지고 때로는 유머 감각을 발휘하면 좋겠다. 하지만 요즘 나는 유머 감각이 전혀 없는 사람은 잘 알아본다. 유머는 하찮은 것이 아니며, 그저 웃기만 한다고 유머 감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유머가 없는 사람은 생각이 꽉 막혀 있고 현재의 상황이나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둘 줄 모른다.
현재의 상황이나 자기 자신과 거리를 둘 줄 아는 것. 이 여유가 유머의 기본 태도인 거 같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하고 말이다.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기 위해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느끼고 생각하는 바를 자기도 똑같이 느끼고 생각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정보를 흡수할 줄 알아야 하며, 그러고 나서는 타인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고 목표를 실현하도록 기꺼이 도와줘야 한다.”
미국에서 강조되는 지점은 다르다. 우리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에게 맞추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감정과 취향에 충실하라는 소리를 듣는다.
“미국 문화는 개인들 사이의 아주 긴밀한 유대가 가능하다고 여기지 않으며 그런 것을 높이 평가하지도 않는다.” 마커스와 기타야마가 쓴 논문의 일부다. “미국에서는 개인들이 타인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쏟고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하려 한다.”
그러니 한국인 부모들이 자녀가 미국에서 자란 탓에 눈치가 없다고 걱정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우리는 남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비언어적인 단서를 수집하는 훈련을 받지 않았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강조하는 눈치를 바라보는 미국인의 시각은 참 흥미롭다. 전혀 접근방식이 다르다.
“그렇죠. 우리 모두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스무 살이니까요.”
“아니요. 제 머릿속에서 저는 서른일곱 정도예요.”
“나는 올해 예순아홉입니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내가 스무 살이라고 생각하죠.” 의사는 다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42세에 처음으로 엄마가 된 여성은 아기의 손톱을 깎으려면 돋보기용 안경을 써야 한다고 나에게 말했다.
40대 중반이고 지금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적이 없었다는 한 남자는 요즘 밤마다 소변을 보기 위해 몇 번씩 깬다고 이야기한다. 의사는 그의 전립선이 커져서 방광을 누르고 있다면서 운동을 하고, 토마토 주스를 마시고, 몇 가지 약을 먹어보라고 권유했다. 이 모든 방법은 효과가 없었다. 그러자 의사는 그냥 밤에 몇 번씩 깨는 걸 감수하면서 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는 마음이 놓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놀랐다. 그전까지 나는 사람의 청력이 70대나 80대가 되기 전까지는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는 줄 알았다. 보청기를 껴야 하고 소리치듯이 이야기해야 잘 듣는 건 70대 노인의 이야기 아니던가? 40대에 찾아올 피부와 정신의 나이 듦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었지만 내 귀도 중년기에 접어들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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